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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공부하는 엄마

소득격차를 체감하는 일들

by 샤샤별 2025.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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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설유치원에서 일을 하다보면 다양한 아이들을 만나게 되며,

4년에 한번씩 지역을 옮겨 일을 하다보면 학군지와 비학군지를

직접 체감하게 된다.

 

물론 교육 시스템이나 커리큘럼은 

공교육이라면 다 비슷하다.

 

하지만 그 안에서 아이들도 부모도 참 많이 다르다.

 

최근 비학군지이면서 낙후된 지역에서 일을 하다가

학군지로 발령이 나게 되었는데..

작년 아이들 생각이 많이 난다.

 

 

단순히 학군지와 비학군지를 나누려는 것은 아니지만,

비학군지이면서 부모님들이 생업에 바빠

아이들에게 관심도가 낮았던 곳에서 근무하면

교육을 하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먼저, 상담을 하면 아이는 집에서 부모와의 교류가 거의 없는 듯 하다.

물론 정말 신경써서 가르치는 부모님들도 계신다. 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집에서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냐는 물음엔

영상과 핸드폰을 보며 보내는 시간이 길다고 이야기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유치원에서 교사가 책을 읽어주면 잘 본다고

이야기해도 집에선 절대 안 읽으려고 한다며 답하신다.

충분히 기저귀를 뗄 수 있는 인지적으로 뛰어난 아이였음에도

시도조차 하지 않으셨고 유치원에서 6살 때 2개월만에 기저귀를 뗐다.......

 

 

두번째, 교육은 유치원에서만 받길 바란다.

특수교육에 있어 학교(유치원), 부모, 특수치료사, 의사가 협력하여

아이에게 적절한 교육과 치료를 제공받아야 하는 것은 기본,

부모 또한 집에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교사가 아무리 이야기해도 개선의 의지가 적다.

 

 

세번째, 옷이라도 제발 깔끔히. 세수라도 꼭 시켜서 보냈으면..

아침에 눈꼽을 떼지 않고 그대로, 

아침에 먹은 음식물이 입가에 묻은 그대로

등원하는 아이들이 정말 많다.....

옷 또한 계절에 맞지 않는 옷을 입히거나,

내복만 입혀 보내는 일들도 정말 많았고,

한명은 입학해서 졸업해서까지 기침이 떠나지 않았다...

 

특히 추운 한 겨울에 얇은 경량패딩만 걸치고 오면 

교사인 나는 걸어오는 동안 너무 춥지 않았냐,

물어보았다. 물론 답이 없는 아이들이었지만,

그런 모습을 보면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마음이 쓰렸다.

 

 

학군지로 와서 만난 아이들을 보면

소득수준을 정말 많이 체감하게 된다.

 

가장 먼저 놀란건, 치료서비스를 정말 많이 받는다.

개별화교육협의회를 하면 기본 4-5개씩 다닌다.

국가에서 지원이 되는 것도 아니었지만, 전혀 부담스러워하지 않으셨다는 점..

지원되는 곳과 카드가 있음을 알지만,

동선이 길어지면 아이가 힘들까봐 지원비를 포기하고 그냥 사비로 다니시기도 했다.

 

두번째, 부모님들이 아이를 잘 알고 있고,

아이를 더 나은 방향으로 가르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시고

많은 노력을 하신다. 또 아이가 흥미가 있어하면 

그 분야에 지원을 많이 해주신다.

 

세번째, 교사와의 소통에 적극적이시고, 제안을 했을 때 수용적이시다.

 

 

 

물론 비학군지에서도 최선의 노력하시는 분들도 계셨고,

학군지에서도 아이에게 쏟는 관심이 적으신 분들도 계셨다.

모든 것을 일반화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

 

특수교사로 근무하면서 어디에서 근무를 해도

아이에 맞는 개별화교육을 수십번 고민하며 계획을 세우고

이 아이가 나중에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길 바라고,

나와 함께 하는 시간 동안 아이가 조금이라도 더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동안 수업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여전히 나를 만나는 아이들이 함께 수업하는 동안 행복하길 바라고,

유치원에 오는 것이 즐겁길 바라며 수업을 이끌어가고 있다.

 

 

하지만, 비학군지의 아이들을 보면서 수업을 하다보면

안타깝고, 안쓰럽고, 걱정됐던 우울한 일들이 매일 생긴다.

매일이라고 하면 과장일 수 있지만, 정말 자주 그런 마음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학군지에 가면 아이들을 만나니 매일 깔끔하게 등원하고,

계절에 맞는 옷을 입고 오고,

유튜브를 너무 많이 봐서 오는 반향어나 중독증세가 없어

마음이 한결 가볍다.

 

 

학군지에 있다보면, 비학군지의 아이들이 생각나고,

그 아이들도 이렇게 많은 치료서비스를 받고, 

부모님이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여줬다면..

지금 이 아이들만큼 충분히 자랄 수 있었을텐데

라는 안타까움이 있다.

 

 

일반 유아들도 부모의 소득수준에 따라 받는 사교육이 다르듯

특수유아들도 그렇다는 점을 많이 느끼고 있다.

 

 

 

모든 것을 일반화 할 수 없고,

모든 유아들이 다 부유할 수 없고, 

모든 유아들이 사교육을 많이 받을 수 없다는 것.

이것이 현실이지만,

 

부유하든 그렇지 않든

가정이란 테두리 안에서 아이들이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자라날 수 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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